2011. 6. 13. 21:38


와인이라면 선물 받은 것, 남이 사주는 것 외에는 잘 안 마시는 편인데 와인이 비싸다기 보다 ‘포도즙’은 어쩐지 술이라기 보다 음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집 밖으로 나가기는 곧 죽어도 싫고, 술은 마시고 싶을 때 쟁여 두었던 와인을 마시곤 했는데 이 날은 vmspcae 10주년 기념 파티에 참석하는 바람에 와인을 마시게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 이상으로 흡족했다. 화이트와 레드를 종류 별로 맛보았고, 와인을 물마시듯 마신다고 무안 주는 사람도 없었고, 초대한 이가 살갑게 맞아 주었을 뿐 아니라 이런저런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주었고, 공간이 아름다웠다. 나 같은 사람은 길 잃어버리기 딱 좋은 구조였지만 벽돌, 벽돌이 있었다. 벽돌이 훤히 보이는 집은 어쩐지 공기가 잘 통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실내에 있어도 상쾌한 느낌이 드는지라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그래서 와인 사진 대신 벽돌이 차곡차곡 쌓인 복도 계단 사진을 올린다. 다시 본론으로,
와인시음회나 다름없었던 이 날의 술자리는 와인에 대한 편견을 조금 바꾸어 주었다. 좋은 사람과 좋은 공간에서 마시면, 와인이나 소주나 맥주나 술맛은 좋기만 하다는 진리를 일깨워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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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zay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