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6. 17:27


내가 급성위장염으로 며칠 음주생활을 쉬는 사이, 과중한 업무에 지쳐가던 그가 드디어 맥주 맛을 알게 됐다. 퇴근길에 맥주 한 캔씩 들고 들어오던 그가 어제는 삿포로를 사 왔다. 아, 삿포로. 하성란의 『삿포로 여인숙』을 읽으며 키웠던 삿포로에 대한 사랑! 홋카이도의 겨울과 눈에 대한 흠모! 일본에서 맛보았음에도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삿포로 맥주! 그 디자인 또한 이렇게 깜찍할 수가. 알싸하고 쌉싸래한 맛이 소시지를 절로 불러들이는 맛이라니. 자그마한 체구에 용량도 넉넉하여 무려 350ml의 용량을 자랑한다. 아, 지난한 여름의 별. 지친 가슴에 문득 떠오른 별. 매년 겨울이면 홋카이도와 삿포로에 대한 열망에 가슴앓이를 하곤 했는데, 때 아닌 여름에 삿포로를 그리워하게 됐다. 삿포로, 가고 싶다. 삿포로,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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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zay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