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8. 21:23















하루종일 두통에 시달렸다. 새로 구입한 타이레놀 두 알을 씹어 삼키고도 두통은 여전했다. 먹을 것을 구하러, 아픈 머리를 달래러, 잠시 산책을 다녀오는 동안 누가 듣거나 말거나 중얼중얼 혼잣말을 했다. 날씨와 제법 어울리는, 정신 나간 짓이었다. 그러다 간신히 원고의 단어 수를 늘려놓고 맥주를 마시면 두통이 나을 거라는, 역시 날씨와 제법 어울리는 정신 나간 생각을 하곤 편의점에 맥주를 사러 갔다. 처음 보는 독일 맥주가 진열대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고, 제법 비싼 가격임에도 샀다. 그리고 마셨다. 심지어 맛있었다. 벌써 7년 전이 되어버린 뮌헨에서의 추억을 함께 삼키며 마셨다. 5%의 알코올이 제법 앙칼지다. 머리가 웅웅, 손끝에서 꽉 막혀 있던 글자들이 단 번에 쏟아져 나온다. 그래도 괜찮다. 두통이 사라졌으니. 그나저나 벌써, 7월도 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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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zayoi